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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히츠의 꿈] 본문
평소처럼 꿨던 개꿈이지만, 보통의 개꿈과는 다른 꿈이었다.
난 눈을 뜨자마자 낮선 땅에 누워있었다.
그 땅은 내가 살고 있던 파랄레스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나는 우선 본능대로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갈구하기 위해 이곳의 토착민들을 이끌고 있는 대장이 있을 만한 곳으로 갔다.
이 세계의 토착민들의 대장은 로열 그리핀이 때때로 위협이 된다며 의뢰 대상에도 올려놨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뭣도 해보지도 않고 허송세월하긴 그랬으니 난 이 세계에서 쓰는 돈인 2000원으로 의뢰 보수를 협의했고, 한동안 동향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곳의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태평했다. 나쁘게 말하자면 너무나 위기의식이 없는 바보들이었다.
때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로열 그리핀이 그 마을 사람들을 몰살하고 심지어는 마을마저 파괴했다.
이와 더불어 내가 떨어진 이 세계의 일부가 색채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마침 나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로얄 그리핀과 이 세계의 일부가 색채를 잃어버려 마치 재처럼 되어버린 것이 내가 이 세계로 떨어진 것과 뭔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보고 난 홀로 로열 그리핀을 잡으러 떠났다.
살아남은 몇몇이 내게 미쳤나며 말렸으나, 난 여타 힘 없는 다른 우민들과는 다른 철저히 괴물 사냥을 위해 개조된 인간이다.
로얄 그리핀을 잡고 잃어버린 세계의 색채를 되돌려서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럴 것이다.
그렇게 난 계곡을 넘고, 캄캄한 동굴을 지나고, 봉우리 몇 개정도를 건너서 로열 그리핀의 둥지에 다다랐을 때.
곧바로 난 영약을 준비하고, 칼에 기름을 먹이고, 총에 탄환을 장전하고, 건틀릿의 점화 장치를 최대 출력으로 높이고 싸움 준비를 마쳤을 때였다.
갑자기 다른 패거리가 와서는 나의 과업을 방해하려고 한다. 지들 딴에는 지들도 의뢰를 받고 왔다고는 하는데, 사냥감을 가로채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은 전문화되지 않은 지식으로 보통의 그리핀보다 더 강력하고 초보 사냥꾼들의 목숨 여럿을 앗아간 로열 그리핀을 떼로 몰려들어 상대하겠다고 나대는 판국이었다.
할 수 없이 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어짜피 난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 성격인 데다 의뢰가 끝나면 이들하고의 관계도 끝이다.
그렇게 난 애송이 여럿과 함께, 어떻게든 힘겹게 로열 그리핀을 토벌했다.
토벌하고 나서는 다시 잃어버린 세계의 색채가 돌아왔다. 이걸로 난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명목상으로 의뢰의 보수를 합의했을 뿐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쓰지도 못할 돈이라 보수금은 상관없었다.
하지만 이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애송이들에게 전해듣기론, 제이슨인가 뭐시긴가를 잡으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그들은 나를 회유했다.
하지만 난 그 회유를 거절했고, 내 혼자 힘으로 원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을 계속해서 찾았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예상과는 다르게 난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았다. 하필이면 그 방법이 포탈과 관련된 거라 꺼림칙했지만.
만에 하나 잘못된다면 난 이 세계에 영영 갖혀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방법 말고는 없었다.
그 애송이들도 실은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한다. 다시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나를 아는 척 했으나 난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들이 다 돌아가고 나서야, 나도 이 차원이동기라는 걸 사용하여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런 찰나에… 난 침대에서 눈을 떴고 그것이 개꿈이었음을 알았다.
장황했지만 역시나 이상한 꿈이었다. 근데 그 꿈이 훗날 내게 일어날 일이 될까?
그야 그런 건 아무도 모르지만 솔직히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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