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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to the boys who killed the boy 본문

소설/카피페, 망상, 단편 등등

Death to the boys who killed the boy

벽령(AzureSouls) 2022. 8. 1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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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니악에 있는 뒷골목의 거리는 치안이 아주 안 좋아서 항상 범죄 행위의 배경으로 쓰여왔다.
  불량배들의 무단점거는 약과 수준이요, 범죄 조직의 뒷거래는 거의 당연시되다시피 하는 데다가 심한 경우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솜니악의 경찰들은 뒷골목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수사하기 어렵다는 핑계를 대면서 범인은 잡히지 않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분통함만 남아버린다.
  어짜피 사람들은 솜니악의 경찰이 무능하단 것을 알고는 유격사들에게 이런 사건들을 해결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매번 유격사들이 뒷골목을 정기적으로 소탕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범죄들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어젯 밤, 평소 불량학생 무리에게 폭력을 당했던 10세의 초등학생이 강도 높은 고문을 받다 결국 사망해버리고 말았다.
  죽은 초등학생의 유가족은 고가의 액수인 10000크레딧(1크레딧은 우리 나라 돈으로 환전시 대충 100원이다)을 내걸고 자기의 아들을 죽인 불량학생 무리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걸었다.
  그렇지만 유격사들은 시민 보호법에 의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절대로 금지되어 있었다.
  한 유격사는 콧방귀를 뀌며 “차라리 빌어쳐먹을 엽병 나부랭이한테 의뢰허슈”라는 말을 하면서 피해자의 유가족에게 저리 꺼지라는 듯 손사래쳤다.

  확실히 엽병이라면 사람을 그냥 죽여버릴 수 있다만, 당연히 범죄 행위이기에 살인죄가 적용될지라도 엽병 개개인은 군대에 비해서 전투력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에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엽병에게 의뢰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일 지라도, 엽병은 이들이 제시한 10000크레딧보다는 더욱 비싸게 부르는 경향이 있기에 이들은 그냥 억울히 죽은 아들의 원통함을 갚지 못하고 그저 비통에 잠겨야만 하냐며 한탄했다.

  마침 솜니악 유격사 협회 건물에 막 들어온, 검푸른 머리에 인상이 나빠보이며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남자─ 히츠 번스타인이 이들 사이에서 멈췄다.

[히츠] “곤란해 보이는데. 차라리 내게 의뢰하는 게 어때?”

  히츠의 말에 남학생의 유가족이 반색했다.

[유가족(母)] “혹시 당신도 유격사신가요?”
[히츠] “아니, 난 유격사는 아니다만…”
[유가족(父)] “그렇다면 엽병?”
[히츠] “엽병도 아니다만. 내 신분을 밝히면 유격사들이 매우 싫어하니 다른 데로 자리를 옮기지.”

  히츠는 이미 유격사들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왜냐면 자기들에게 맏긴 의뢰를 가끔씩 스트롱솔로가 채가기도 해서 자신이 실적을 올리는 데 방해가 되니까.
  뭐, 협회에서 사무적인 일들을 하는 접수원들은 그를 환영하는 눈치였지만 히츠는 더는 유격사 협회에 있는 모두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자리를 조용한 카페로 옮겼다.

  잠시 후, 사람이 잘 찾아오지 않는 외진 곳의 무인카페 안.
  히츠는 유가족에게 커피 한 잔씩을 대접해주면서 말했다.

[히츠] “이건 내가 선의의 의미로 쏘는 거니까 마셔.
  그래서… 당신네들의 아들이 불량한 무리한테 살해되었으니까 복수해달라 이거지?”
[유가족(母)] “네… 그러지 못하면 제 아들은 절대 원념을 풀지 못 하고 엘리시움(생전 선행을 베풀다 죽은 자들만이 갈 수 있는 오빌라인 대륙 사람들이 믿는 사후세계이면서, 천사 종족인 에오스의 영역)에 가지 못할 거예요…”
[히츠] “엘리시움… 림보(평범하게 살다 죽은 자들이 가는 사후세계)라고 안 하는 거 보면 굉장히 착한 애였나보네.”
[유가족(父)] “그렇습니다. 어딜 가든 굉장히 착했고 셉타이토스(파랄레스의 토착 종족 휴르드들의 신)에 대한 신앙도 투철한 데다 굉장히 똑똑하기까지 한 저희에겐 둘도 없는 보물같은 아들이었습니다.”
[유가족(母)] “그렇게 착한 애가 도대체 무슨 원망을 샀다고 저런 천인공노할 녀석들에게 죽어야 하는건가요!? 아직도 저희 아들이 죽은 게 정말 거짓말같아서… 이 모든 게 차라리 꿈이었으면… 으흐흑…”

  죽은 아들을 생각하면서 슬피 우는 어머니. 히츠는 그 반대로, 어릴 적에 자신의 부모님이 살해당했고 더러 자신의 부모를 죽인 자들은 3년동안이나 히츠를 강제로 입양해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했었기에, 이 유가족의 심정을 절대 모를 수가 없었다.
  히츠는 반드시 이 유가족을 위해 이 일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히츠] “나는 청룡 문파의 스트롱솔로, 히츠 번스타인이야. 이 일은 내게 맡겨줘. 확실히 내가 그 빌어먹을 새끼들을 펄스(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행한 자들이 죽어서 가는 영원한 형벌만 있는 사후세계이자 악한 신들인 펄른 디바인들의 영역)로 떨궈버려주지.”
[유가족(父)] “스트롱솔로!? 분명 스트롱솔로는 괴물과 다를 바 없는 무정한 살인마랬는데…”

  역시… 자신이 스트롱솔로라고 밝히면 십에 반드시 구는 이런 반응이다. 스트롱솔로는 세간에서 천대를 받는 직업이기에, 히츠는 항상 이런 반응이 나올 때마다 이렇게 대변해야만 했다.

[히츠] “그런 멍청한 녀석들이 떠드는 것과는 완벽히 달라. 우린 유격사처럼 위협이 되는 괴물들을 사냥하고, 저주를 풀어주기도 하고, 그 외에 각종 사건을 조사하며 진상을 밝혀내거나 범인을 잡아주기도 하는 사람들이야.”
[유가족(母)] “그래도 저희가 당신같은 스트롱솔로에게 이런 일을 맏겨도 될지…”

  죽은 초등학생의 어머니가 여전히 걱정하는 투로 말하자 히츠는 이들을 안심시키면서 말했다.

[히츠] “안심해. 적어도 다른 어중이떠중이들과는 달리, 나같은 스트롱솔로는 이런 일들에 있어서 전문이야.
  원래는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1000크레딧 이상의 요금이 들어가지만, 나도 당신들과 똑같은 일을 겪어봤어.
  내 경우는 내 부모님이 살해당한 거긴 하지만.”
[유가족(母)] “어머, 당신은 부모님이 살해당하셨다구요?”
[유가족(父)] “이럴 수가. 유감을 표합니다. 부디 당신의 부모님이 엘나르딤에 가셨기를.”
[히츠] “이미 내가 어릴 적의 일이야. 아무튼 요금은 대폭 깎아주지. 300크레딧으로 하자고.”

  300크레딧이라는 말에 유가족은 또 한번 크게 놀랐다.

[유가족(母)] “안돼요! 300크레딧이라니!? 그 정도만으로는 저희가 죄송하잖아요?”
[유가족(父)] “정말 그 정도 받아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이거 한 500크레딧 정도는 드려야…”
[히츠] “내가 기껏 너희들의 심정을 무시하고 콱 짓밟게 만들 셈이야? 남은 돈은 차라리 너희 아들 장례 치르는 데 쓰라고. 난 분명히 300크레딧으로 하자고 말했어.”

  히츠의 으름장에 유가족은 바로 수긍했다.

[유가족(父)] “…알겠습니다. 혹시 선불로 받는지, 아니면 후불로 받는지…”
[히츠] “무조건 후불이야. 만일 선불로 했다가 내가 실패해서 돌아오거나 역으로 그 새끼들에게 뒈져버리면 기껏 내게 냈던 돈이 아깝게 될 거 아냐?”
[유가족(父)] “그렇군요.”
[히츠] “어짜피 내가 그런 새끼들에게 뒈져버릴 리는 없지만. 그런데, 당신네 아들이 죽어버린 건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유가족(母)] “가족 톡방에 제 아들이 이런 메시지를 남기더군요. ‘나 죽었어’라는 말과, 여기저기 칼로 찔려 피투성이가 채 쓰러진 데가 목이 없는 제 아들의 사진이…”

  이런 악랄한 새끼들… 이라고 생각한 히츠는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쉬며 말했다.

[히츠] “확실히 갱생할 여지가 없는 천하의 뒈져버릴 호로새끼들이구만. 알겠어. 후딱 다녀오도록 하지.”

  유가족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뒤로 하고 히츠는 유가족의 한을 풀러 남학생이 죽었다던 그 뒷골목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뒷골목에서는…

[뉴스 앵커] “어젯밤에 뒷골목에서 10세의 초등학생 소년이 같은 또래의 초등학생 무리에게 수 차례 폭력을 받아오다가 끝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여느 때처럼 대응하지 않고 있으며…”

  가해 학생의 스마트폰… 아니, 죽어버린 초등학생한테서 빼앗은 스마트폰에서 뉴스 앵커의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해 학생 A] “야, 씨발 우리가 한 일 뉴스에 떴는데?”
[가해 학생 B] “SNS에도 뜬 모양이야! 우리가 나쁘다고? 응 어쩔티비~ 마땅히 조져야 할 벌레새끼 조졌는데.”
[가해 학생 C] “그 찐따새끼 없어지니 존나게 좋기만 하네 뭐! 야, 얘들아. 다음엔 어떤 호구새끼 조져버릴까?”
[가해 학생 D] “몰?루 ㅋㅋㅋㅋㅋ 그건 나중 일로 생각하지 머~”
[가해 학생 E] “그 새끼 마지막에 뒈질 때 내지른 비명 말인데…”
[가해 학생 전원] “존나 쩔어줬지~~~~~”
[가해 학생 F] “ㅋㅋㅋㅋㅋ 뒈질 때도 어째 찐따새끼처럼 소리 꽥꽥 지르며 뒈지는가 참 ㅋㅋㅋㅋㅋ”
[가해 학생 G] “지금쯤 그 새끼 애미애비는 지 아들 뒈졌다고 존나 쳐울고 있겠지?”
[가해 학생 H] “아니? 펄스에서 서로 불타면서 살려주세요~ 하고 있는 거 아냐?”
[가해 학생 G] “아~ 맞다! 저 새끼 애비애비도 이미 펄스 가서 없었지~”

  가해 학생들은 자기들이 저지른 끔찍한 죄를 전혀 자각하지도 않고 반성하지도 않는 듯, 자신들이 죽여버린 초등학생은 물론 실제로 죽지도 않은 유가족까지 언급하는 등 패드립을 남발하며 실실 웃어댔다.

[가해 학생 A] “근데 우리 나중에 이런 일 한 거 유격사한테 들켜서 잡히면 어떻게 되냐?”
[가해 학생 F] “하놔 걱정도 팔자다 씨발새꺄ㅋㅋ
  짭새새끼들도 무능한데 민간인 보호법은 물론 미성년자 체포 권리가 없는 유격사 나부랭이들이 어떻게 우릴 잡으러 오냐 ㅋㅋㅋㅋ”

  하지만 이들의 비웃음은 단 한마디에 깨졌다. 갑자기 울린 총성과 함께 방금까지 짭새니 유격사니 뭐니 하며 떠들던 가해 학생이 쓰러지면서.

[가해 학생 A] “야, 이 병신아! 왜 갑자기 쳐눕고 지랄이야?”
[가해 학생 B] “야야. 얘 피가…”
[가해 학생 G] “미친 씨발! 이 새끼 죽었어!”
[가해 학생 D] “누구야! 누가 죽인 거야!?”

  뒤이어 총성이 한번 더 울리고 또 한 명의 가해 학생이 죽으면서, 가해 학생 둘을 죽인 그 범인─ 히츠가 모습을 드러냈다.

[히츠] “아주 그냥 가관이구만. 엉? 너흰 너희들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할 생각도 없냐? 물론 없겠지. 왜냐면 너흰 속이 썩어빠진 그야말로 펄스의 악마들이 싸지른 씹새끼들이니까.”

  가해 학생들은 쫄기는 커녕 흉기를 꺼내들면서 히츠에게 있는 대로 악을 썼다.

[가해 학생 H] “씨발 그럼 니는 미성년자를 막 죽여도 되는거냐!?”
[가해 학생 B] “너 혹시 그 찐따새끼 형이라고 우리 조지러 온거냐?”
[가해 학생 C] “잘됐네, 씨발! 너도 동생 있는 곳에 갈 준비나 해!”
[히츠] “유감스럽게도 너희가 죽인 녀석들의 형은 아니다만.”

  히츠는 흉기를 빼들고 그에게 달려드는 가해 학생을 가볍게 피함과 동시에 한바퀴 돌면서 검으로 베어넘기고 말을 이어갔다.

[히츠] “그리고 너희들이 아직 무식한 잼민이 새끼들이라 잘 모르는 모양인데,
  그래. 말 잘 했다. 당연히 파랄레스 법으로 미성년자를 죽이는 건 살인죄에 해당하지.
  하지만 너희도 사람을 죽였잖아. 무려 늬들이 장난감 취급하면서 괴롭힌 아이를 말이다!
  그런 경우 아무리 미성년자라고 해도 소년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너희들은 지금 지명수배된 거나 다름없는 상태에 내가 보복성으로 너희를 죽여도 살인죄가 되지 않는다 이 말이다!”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히츠는 불량학생 5명을 더 죽이고 한 녀석만 남겨뒀다.

[가해 학생 G] “으으… 이 괴물새끼가 내 친구들을… 으아아아아아아!!!”
[히츠] “목숨 구걸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뭐 그 편이 더 좋지.”

  히츠는 자신에게 뻗어오는 칼을 솜씨 좋게 쳐내버리고 다리를 걸어넘어트린 후 머리를 잡아 포박했다.

[가해 학생 G] “으으으… 잘못했어요, 아저씨… 제발 살려주세요… 제가 죽어버리면 제 부모님들이 걱정하실 거예요… 제발 용서해주세요…”
[히츠] “네가 죽인 아이도 죽기 전에 너랑 똑같은 말을 했을 거야, 아마도.
  그리고, 너도 부모님 없는 녀석일 거 아냐? 대부분 발랑 까진 새끼들은 다 그렇더만?
  또 하나… 나 아저씨 아냐. 어엿히 10대거든? 그리고 나더러 미성년자라고 할 것 같아 추가로 말하자면 난 작년에 에나덴에서 성인식을 거쳤고 신분증까지 있는 어른이다.”

  그 말을 끝으로, 히츠는 마지막 가해 학생의 머리를 내려쳐 죽여버린 후, 곧바로 골목길에서 떠나려고 했다.

[히츠] ‘잠깐만.‘

  아직도 소리가 나고 있는 죽은 초등학생의 스마트폰의 소리를 뒤늦게서야 알아챈 히츠는 소리를 껐다.

[히츠] ‘보아하니 이 새끼들이 빼앗은 거겠구만. 액정도 심하게 깨진 데다 몸체마저 파손된 걸 보니까 가해의 정도가 아주 말이 아니었겠군.’

  바로 히츠는 죽은 초등학생의 스마트폰을 회수하고 더 찾을 것이 뭐가 없는지 살펴봤다.

[히츠] ‘아까부터 좀 시체 썩은내가…’

  히츠는 골목길에 있는 쓰레기장에 있는 큰 쓰레기통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 정도면 150cm 정도의 아이가 들어갈만한 크기였다.
  히츠는 쓰레기통에 다가간 후 쓰레기통의 뚜껑을 열었다.

[히츠] “이런 미친 씨발.”

  반사적으로 히츠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왜냐면 히츠가 쓰레기통에서 본 것이 목이 잘려있는 죽은 초등학생의 몸과 머리였다. 아무리 잘 안 놀라는 히츠라도 이건 정말로 놀랄만했던 것이었다.

[히츠] ‘이 좆같은 새끼들, 아예 시체를 쓰레기통에 막 버려놨나보구만. 죽은 지는 아마 17시간 정도 지났겠지.
  그나마 검은 보자기에 싸준 건 고맙지만 제대로 싸지도 않았잖아.
  덕분에 구더기들이 얘 시체를 마구 파먹고 있어. 구더기가 들꿇는 시체를 만지긴 싫은데… 젠장.’

  히츠는 쓰레기통을 잡아 시체를 꺼내고, 에테르 덱을 구동시켜 물의 마법을 발동해서 구더기가 하나도 남지 않도록 시체를 씻겨냈다.
  이에 더해, 자신의 몸에 튀어서 묻은 피도 깨끗이 씻고 탈취 마법까지 써서 피비린내를 제거한 후 시체가 보이지 않도록 보자기를 제대로 싸놓았다.

[히츠] ‘녀석들을 죽인 걸 알리기 위해 회수한 스마트폰으로 찍어야겠군. 이렇게 보니 아주 참혹하군. 기왕이면 확 태워버릴까나.’

  건틀릿 안의 점화 장치 작동 방아쇠를 당겨 불을 뿜어내면서 히츠는 자신이 죽인 가해 학생들의 시체에 하나하나씩 불을 붙였다.

[히츠] ‘이거면 되겠지. 그리고… 스마트폰은 아이의 시체와 함께 아이의 부모에게한테 돌려주고.
  휴우, 이제 돌아가야겠다. 아이의 부모를 더 기다리게 할 순 없지.’

  골목길에서 나간 후, 여태 걸어왔던 히츠는 택시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몇 분 지나서 택시를 잡아 타고 죽은 초등학생의 유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카페로 돌아갔다.

  잠시 후 다시, 무인카페 안.

[유가족(母)]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유가족(父)] “제 아들을 죽인 자식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히츠] “내가 이 애의 스마트폰으로 찍어둔 사진을 봐봐. 그리고 이 애의 시체도 가져왔어. 보자기 안에 조심스럽게 잘 싸서.”

  죽은 초등학생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하는 유가족들.
그리고 이를 본 히츠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러고 했다. 자신이 스트롱솔로라서 화를 내는 것을 빼고는 모든 감정이 절제되었을 뿐, 우는 법까지 잊어버린 건 아니니까.


  히츠는 이 아이가 부디 엘리시움에서는 상처받지 않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하며 유가족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몇분 쯤 지났을까, 이미 기도를 마친 히츠는 조심스럽게 유가족을 조용히 달래주고 있었다.
  곧이어 울음을 그친 유가족은 히츠에게 100크레딧 지폐 다발을 건네었다.

[유가족(父)] “정말로 감사합니다, 스트롱솔로님. 저희 아들의 원한과, 저희의 비통함을 풀어주셔서.”

  히츠는 돈을 받고 액수를 세어봤다. 한장, 두장, 세장…
  그러자 지폐의 갯수가 많단 걸 알아챈 히츠는 클레임을 걸었다.

[히츠] “잠깐만, 내가 제시한 액수보다 7장 많은데? 다시 말하는데, 난 분명히 300크레딧이라고 했단 말야.”
[유가족(母)] “그래도 저희가 죄송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그냥 받아주세요.”

  나도 양심은 있는데. 그런데 계속 그렇게 완강하게 나오는데 어쩔 수 없지… 히츠는 한숨을 쉰 후, 지폐 몇 장을 빼내고 유가족에게 돌레주면서 말했다.

[히츠] “알았어. 대신 그냥 500크레딧으로 하자구. 이견 없지?”
[유가족(父)] “정말 겸손하시네요… 그런 큰 액수를 마다하고 여전히 적게 받으시겠다니. 모든 스트롱솔로가 엽병들처럼 비싼 금액만 부르는 건 아니었군요.”
[히츠] “내가 특이한 경우인거지 이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만.”

  히츠는 멋쩍어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유가족(母)] “오늘 저희에게 베푸신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스트롱솔로님.”
[히츠] “응. 다음에도 또 곤란한 일이 생기면 내게 말해. 대신 다음부터는 원금 그대로 받을거야.”

  이 말을 하면서 히츠는 무인카페를 나가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자신이 묵고 있는 여관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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