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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 The Poor Boy Loves a Girl 본문

소설/The Salvation of the Poor Boy (完)

Episode #2 - The Poor Boy Loves a Girl

벽령(AzureSouls) 2017. 8. 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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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scriber Side - 주영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꼰대 놈과 마녀 년에게 죽도록 맞았다.

 

안 그래도 몸 이곳저곳이 다쳐있는데 억지로 반창고를 떼고 붕대까지 풀고는 그 부위만 골라 때려 날 실신시켰다.

 

그 과정에서 난 피토까지 했고 생채기까지 나고 심지어 꼰대새끼의 술병에 맞아 쓰러진 직후 이마에서 피까지 나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불행한 나날은 계속되었다.

 

* * *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나는 어느덧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중학교 2학년으로 재학중이였다.

 

나는 원래 기전중학교로 가려고 했지만 마녀랑 꼰대가 멋대로 내 1지망을 요즘은 사이비 종교에 타락해버린 학교인 신흥중학교로 넣어버렸다.

 

신흥중학교는 이전에는 유명한 기독교 학교이자 수많은 장학생들을 배출해낸 명문학교였으나, 6년 전 새로운 교장이 들어오더니 학생들과 교사를 세뇌시켰고, 지금까지 악명높은 학교로 소문이 자자한 학교였다.

 

역시나 나는 애들로부터 무시받고, 선생들로부터 천대받으면서 학대당하고 학교폭력을 당하며 살아왔다.

 

난 태어나기 전에 모태신앙인이었던 지라, 내 종교관에 대한 사상이 확실했기에 절대 사이비로서 세뇌되지 않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선생들과 애새끼들은 계속 날 세뇌시키려고 마구 날 괴롭혔고, 난 그 때마다 계속 반항하고 저항하였다.

 

그렇게 내 벌점은 쌓여만 갔고, 정학까지 먹었던 적도 있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난 공부를 못 하는 편은 아니다. 난 엄청난 노력가이기 때문에 우등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도 모든 시험에 0. 마찬가지로 중학교 때도 0점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나는 답안지를 들고 와서 채점했지만 한두개 틀린 거였지 전부 틀리지 않았다.

 

난 뭔가 성적에 대한 비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교사들에게 따졌지만 내가 멍청하고 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다면서 고득점을 받을 자격이 없기에 0점을 준 거라고 하고는 벌점을 더 때리기나 했다.

 

물론 난 이 일로 인해서 애들에게 더 놀림받고 항상 왕따로서, 학교폭력을 당하며 지내왔다.

 

집에 돌아온 나는 역시나 마녀에게 한 소리 들었다.

 

순실: “0점이냐? 넌 왜 이렇게 잘 하는 과목이 하나도 없냐? 맨날 0점만 쳐맞고 오고! 받아쓰기도 항상 0점이었지, 0점 한주영 새꺄!

니 동생을 좀 본받아라! 걔는 알아서 공부도 하고 그러는데 너는 허구한 날 맨날 게으름피우며 놀기만 하잖아!”

 

거짓말이다. 한예봉 그 새끼는 절대 공부하지도 않고 항상 놀기에만 바빴고 학교도 절대 다니지 않았다.

 

사실은 내가 알아서 공부했고 절대 게으름 피우지도 않았다.

 

당연히 숙제는 착실히 했지만 그 때마다 예봉이 그를 방해했고, 내가 예봉에게 화냈지만 예봉이 시끄럽게 울 때마다 항상 마녀랑 꼰대에게 맞았었다.

 

주영: “아냐! 나 열심히 공부했다고! 시험문제 한두개 틀린 거 이외에는 없는데 선생님들이 억지로 0점 줬단 말야!

그리고 예봉 걔는 학교도 안 다니고 놀기만 하는데 뭐!”

순실: “어딜 꼬박꼬박 말대답이야!”

 

!!!

 

마녀는 역시나 내 뺨을 때렸다. 내가 항상 옳은 말을 할 때마다 난 마녀 아니면 꼰대에게 맞았었다.

 

순실: “가만히나 있으면 반이나 따라가는데 이 새끼는 항상 대들고 지랄이야!”

 

난 마녀에게 엿을 날리고는 2층으로 도망갔다. 역시 마녀는 날 쫓아다녔지만 발이 느려서 재빠른 나를 잡지 못했다.

 

순실: “어딜 째고 지랄이여!? 거기 안 서, 이 망할놈아!?”

 

난 도망쳐서 한예봉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잠가버리고는 한예봉에게 협박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주영: “너 나 좀 보자.”

예봉: “애애애?”

 

이 년은 배운 것이 없어서 내 말뜻을 알아듣지도 못 하였고 애기 소리밖에 낼 줄 몰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난 예봉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주영: “니가 나보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한다고? 배운 것도 없는 주제에? 항상 내 숙제도 방해하고, 공부할 때마다 귀찮게 굴었으면서!

니가 뭐가 잘 한게 있다고 내가 마녀한테 잔소리 듣고 꼰대한테 맞아야 해?

너나 좀 맞아라, 이 꼴보기 싫은 녀석아!”

 

나는 무척 화가 나서 예봉에게 있는 분노를 다 담아서 마구 때렸다.

 

물론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난 알고 있다. 하지만 예봉이 나에게 한 짓을 볼 때마다 화가 치밀어올랐다.

 

마녀와 꼰대는 항상 예봉의 편만 들어주었고 그 년만 감싸주었으며 마구 편애만 해 댔다.

 

나는 이런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무척 화가 난 것이고 그렇기에 예봉을 죽어라고 팼다.

 

당연히, 내 매서운 주먹과 무자비한 발길질에 맞는 예봉은 맞을 때마다 울음을 터트렸지만 난 시끄럽다면서 계속해서 그 년을 때렸다.

 

이 때 마녀와 꼰대가 그 년의 울음소리를 듣고 잠갔던 방문을 열고 들어가 내 머리를 때렸다.

 

철곤: “이 미친 새끼가 어디서 동생을 때리고 지랄이야!”

순실: “니가 맞질 못해서 아주 정신머리가 돌았구나? ?”

 

그 때마다 난 항상 반박했다.

 

주영: “항상 저 녀석만 예뻐하고! 나는 미워하고!

나도 열심히 노력했단말야! 나도 예쁨받고 싶었단말야!

그치만 너희들은 항상 저 녀석만 감싸면서 내게 잔소리만 하고 때리기에만 바빴잖아!”

 

나는 무척 억울한 감정이 북받쳐올랐다.

 

한 때는 내가 가족 그림을 기쁜 마음으로 마녀랑 꼰대에게 보여줬지만 마녀랑 꼰대는 내 그림을 찢어버리고는 정말 못 그렸다면서 잔소리해대고 마구 때렸다.

 

반면 그 년이 그린··· 그림도 아닌 것 같은 낙서에는 잘 그렸다면서 칭찬했다.

 

또 한 때는 내가 아침 식사로 계란후라이와 베이컨을 구워서 마녀와 꼰대에게 갖다주었다.

 

그렇지만 마녀와 꼰대는 내가 만든 음식 그릇을 깨버렸다. 물론 손도 입도 대지 않은 음식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졌다.

 

마녀와 꼰대는 맛대가리도 없고 못 만든 음식을 왜 먹냐면서 잔소리해대고 마구 때렸다.

 

반면 그 년이 만든 음식··· 쓰레기는 잘 만들었다면서 마구 먹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계속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와야 했다.

 

주영: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항상 잔소리뿐이고 회초리뿐이었어! 언제까지 나만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야 하는데?

됐어. 다 싫어! 난 가출할거라고!”

 

난 울면서 마녀랑 꼰대를 밀쳐내고는 도망쳤다.

 

순실: “저 미친 새끼가 또 도망을 쳐?”

철곤: “거기 안서냐, 씨발놈아!? 잡히면 넌 뒤질 줄 알어!”

 

나는 집 밖을 뛰쳐나갔고 울면서 계속해서 먼 곳으로 달려갔다.

 

내가 행복했었던 시절··· 나를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하늘에서 그를 지켜보실 나의 부모님들이 이런 악마들에게 학대당하는 걸 보시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그리고··· 내 어릴 적 친구인 수민.

 

헤어진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나를 이해해주고 잘 대해줬다.

 

행복했었던 기억은 어느 새 슬픈 기억이 되어 내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달렸던 나는 어느 새 시외버스 정류장에 가 있었다.

 

나는 근처에 걸린 현수막으로 눈길을 돌려 내용을 보기 시작했다.

 

[12일 부산여행! 자갈치 시장과 광안리 해변까지! 참가비 무료! 선착순으로 30명만 특별한 부산행 버스에 탑승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 내가 부산까지 도망치면 그 녀석들은 더 이상 안 따라오겠지. 학교? 더는 다니기 싫어.

 

난 미리 돈까지 훔쳐서 달아났기에 돈은 꽤 있었고 혼자 집도 구할 여건도 충분했다.

 

그런데 나중에 어떻게 먹고 살까? 그냥 나이를 속여서 알바하면 되겠지.

 

아무튼 난 부산에서 아예 살아버릴 작정을 하고 특별 부산행 버스에 그냥 탑승했다.

 

올라타면서 난 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주영: “혹시 저 같은 애도 이 버스에 타도 될까요?”

버스 기사: “안될 것 없지. 마침 빈자리 2군데 남았으니까 마음에 드는 곳에 가서 타거라.”

 

나는 기사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는 빈자리에 앉았다.

 

난 창가에 앉아서 창 너머로 비치는 풍경을 바라보았고 상념에 잠겼다.

 

부산으로 가서는 행복할 수 있을까? 더 이상 날 괴롭히는 마녀랑 꼰대도 없고, 꼴보기 싫은 선생들과 애새끼들. 그리고 예봉 그 년도 없을 것이다.

 

정말 나는 부산에서 새 인생을 펼 수 있을까?

 

나는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곧 부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 때···

 

금발 소녀: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네요!”

버스 기사: “딱 한 자리 남았으니까 거기 타려무나.”

금발 소녀: “감사합니다!”

 

금발 머리의 여자애가 마지막으로 이 버스에 탔고, 그녀는 내 옆자리에 앉았다.

 

금발 소녀: “흐아아··· 늦을 뻔 했다!”

 

잘 보니까 이 여자애는 내 어릴 적 친구인 수민이랑 좀 닮기도 했는데 무척이나 예뻤다.

 

난 경황이 없어가지고 그냥 뻘줌한 자세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내게 먼저 인사를 해 왔다.

 

금발 소녀: “안녕하세요!”

주영: “, ··· 안녕하세요.”

 

더욱 더 경황이 없어져서인지 나는 무척 얼굴을 붉혔다. 예쁜 그녀가 내게 먼저 말을 걸어오다니!

 

금발 소녀: “혹시 부산여행 가시나요?”

주영: “···? .”

금발 소녀: “후후.”

 

! 웃는 거 대박 예뻐!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고 콩닥거린다.

 

나는 완전히 얼굴이 새빨개져 굳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게 더욱 더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금발 소녀: “어머! 얼굴 붉어지셨네요?”

주영: “··· ··· 경황이 없어가지고···”

금발 소녀: “편하게 대해주세요. 너무 부끄러워하실 것 없어요.”

주영: “··· ··· !”

 

말까지 더듬거리면서 나는 매우 당황했지만 이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녀는 내게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시작하였다.

 

금발 소녀: “혹시 여기 사시는 분이세요? 왠지 서울 분 같은데···”

주영: “··· . 여기 살긴 하죠.”

금발 소녀: “그렇구나. 저도 여기 살아요. 원래 제 고향은 대천이지만··· 전주도 그렇게 썩 나쁜 곳은 아니더라고요.”

주영: “그렇군요.”

 

솔직히 난 전주에 대해서 절대 좋은 감정이 없다.

 

난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었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강제로 전주에 있는 수용소로 잡혀들어가 간신히 탈출했으나 또 마녀랑 꼰대에게 납치당했다.

 

사람들도 무척 최악이었다. 그 누구도 내게 잘 대해준 녀석들이 없었다. 내 어릴 적 친구였던 수민이만 빼고.

 

주영: “제 고향은 서울이지만··· 사실 전주에 끌려왔다시피 해서 전 전주에 대해 그리 좋은 감정이 있지는 않네요. 싫으면 싫었죠.”

금발 소녀: “아아··· 나쁜 기억들이 많으셨구나.”

 

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금발 소녀: “혹시··· 게임 좋아하세요?”

주영: “··· 좋아하기는 해요. 많이 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러자 그 소녀는 무슨 네모난 것을 꺼내들었다. 잘 보니 스마트폰··· 마녀랑 꼰대랑 예봉년에게는 있지만 내게는 없는 것이다.

 

금발 소녀: “혹시 이거 처음 보세요?”

주영: “아뇨. 스마트폰인건 알아요. 그렇지만 가족들은 다 있는데 제게는 없어서···”

금발 소녀: “··· 스마트폰이 없으시다니. 나중에 부산 도착하면 같이 사러 가죠!”

주영: “!”

 

나는 기쁘게 대답했다. 곧 그녀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조작하더니 어떤 게임을 틀었다.

 

금발 소녀: “이거 제일 브레이커즈(Jail Breakers)라는 게임이에요. 억울하게 감옥에 잡혀들어간 초능력을 가진 죄수들이 반란군을 조직해서 정부군들을 와해시키는 게임이죠.”

주영: “그렇군요···”

 

요즘 정부랑 에스퍼 민간단체의 전쟁이 길어지다 보니까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서 이런 게임도 나오나보다.

 

주영: “어째 초등학교 때 정보실에서 했었던 게임인 울펜슈타인이랑 비슷한 느낌의 게임이네요.”

금발 소녀: “! 울펜슈타인 아시는구나! 저도 어릴 때 많이 했었죠. 그 당시엔 좀 잔인한 게임이긴 했지만.”

주영: “그렇군요. 하하.”

 

나는 계속해서 그 소녀랑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색깔,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알았고, 취미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취향도 비슷하단 걸 알게 되었다.

 

버스는 계속해서 부산을 향하여 달리고 있었다. 아직 부산까지는 한참 남았다.

 

피곤하니까 한숨 자 둘까···

 

그 소녀도 피곤했는지 나보다 먼저 자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내 어깨에 기대어 계속 잤다.

 

순간 흠칫하기는 했지만 난 얼굴을 붉히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곧이어 나도 피곤해서 그녀의 머리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 * *

 

한참 후 나는 먼저 깨어났다.

 

그녀는 아직도 내 어깨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뭐 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녀를 깨워주는 것이 낫겠지.

 

주영: “저기요. 이러다 목 부러지시겠는데요···”

 

그러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금발 소녀: “··· 죄송해요! ··· 나 미쳤나봐 진짜···”

주영: “아녜요! 많이 피곤하셨나보네요.”

 

나는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하였다.

 

금발 소녀: “근데 혹시 부산에 가시려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저는 그냥 여행 목적이지만···”

주영: “저도 그냥··· 여행 목적이에요.”

 

아직은 그녀에게 내가 부산에서 살겠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내가 가출했다는 것을 알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것이다.

 

금발 소녀: “··· 이런 거 묻는 거 실례이긴 한데···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딱히 악의적인 목적은 없고 그냥 좀 더 친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그래요.”

주영: “신사의 나이를 묻는 건 실례 아닌가요?”

 

나는 그녀에게 살짝 농담을 던졌다. 물론 난 그녀에게 내 나이를 가르쳐 줄 것이다.

 

금발 소녀: “어머··· 물어본 쪽은 이쪽인데. 아무튼 숙녀의 나이를 묻는 건 실례 아닌가요?”

주영: “올해 열다섯 살이에요.”

금발 소녀: “어머! 나랑 동갑이시다! 저보다 나이 많으실 줄 알았는데···”

주영: “? 몇 살 정도로 생각하셨는데요?”

금발 소녀: “··· 열일곱이요.”

주영: “그렇구나··· 저도 당신 나이를 열일곱 살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금발 소녀: “어머! 호호호.”

 

그렇게 우린 서로가 동갑이었다는 것을 알았고, 어느 새 자연스레 말을 놓기 시작했다.

 

주영: “근데 서로 너너 하고 부를 수는 없잖아.”

금발 소녀: “, 듣고 보니까 그렇다. 아직 서로 이름도 모르고.

통성명이라도 할래?”

주영: “.”

 

내가 먼저 나의 이름을 그녀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아직 내가 그녀의 이름이 수민이었다는 것을 까마득히 모른 채로.

 

주영: “난 안주영이야.”

수민: “난 이수민이야. 잘 부탁해.”

주영: “? 이수민이라고?”

수민: “뭐 이상해? ··· 잠깐! 안주영이라고?”

 

어릴 때 우리가 같이 놀았었던 기억. 그 기억은 서로에게 선명했었던 것일까? 우린 반가운 마음에 기뻐하면서 서로 안아주었다.

 

수민: “꺄아아아!!! 주영아! 정말 보고 싶었어! 진짜 오랜만이다!”

주영: “나도 너 많이 보고 싶었어!”

수민: “그 동안 뭐 하고 지냈어?”

주영: “··· 별일 없었어.”

수민: “··· 별일 있었을 것 같은데?”

 

우린 서로 웃고, 그 동안 근황을 물어보았고, 서로 어릴 적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버스는 어느 덧 부산에 거의 도착해 있었다.

 

수민: “, 바다다!”

주영: “그러게. 이제 부산에 거의 다 왔나보다.”

 

곧이어 버스는 부산 톨게이트를 지나 고속도로에서 벗어났고, 버스는 드디어 부산에 도착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린 후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먼저 자갈치 시장을 둘러보았다.

 

수민: “으왓··· 해산물 냄새···”

주영: “으으··· 난 해산물이 정말 싫어. 해산물에 이상한 알러지가 있는데 만지기만 해도 두드러기가 나고 먹으면 피토하고 말거든.

하지만 내 가족은 항상 나한테 해산물만 먹여대서 피토하느라 무척 고생해야 했어.”

수민: “··· 그거 참 특이하네.”

 

우린 계속 시장을 걸어갔고, 한참 후 꽃분이네라는 곳에 도착했다.

 

수민: “여기가 꽃분이네구나! 여기 국제시장이라는 영화로 무척 유명해졌거든.”

주영: “모르겠어.”

수민: “··· 혹시 TV나 영화같은 거 본 적 없는거야?”

주영: “없어.”

수민: “···”

 

수민이는 무척 놀란 것 같았다. 솔직히 난 TV라거나 영화라거나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애들이 무한도전 이야기나 포켓몬스터 이야기를 하거나 할 때 난 그것들이 뭔지 몰라서 이야기의 축에 끼지 못 했다.

 

궁금해서 물어보려고 해도 왕따였던 나는 항상 이야기를 거부당했다.

 

아무튼 시장을 돌다가 난 수민이랑 함께 내 스마트폰을 샀다. 최신폰이라는 갤럭시 XS8으로. 물론 수민이도 폰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해서 그녀도 나랑 똑같은 기종으로 샀다. 내 건 파란색이지만 그녀의 것은 분홍색.

 

그 다음으로 우린 감천 문화마을에 왔다.

 

형형색색의 집들이 어우러져 매우 예술적이었고, 벽화까지 그려져 있었다. 평소 미술품을 좋아하는 수민이는 더더욱 눈을 밝혔다.

 

수민: “··· 집들이 파스텔 톤이어서 완전 예쁘다.”

주영: “··· 그러게.”

수민: “여기서 셀카 찍고 갈까? 셀카봉 가져왔는데.”

주영: “셀카?”

수민: “자기 사진을 찍는다는 뜻이야. 아무튼 이리 와봐!”

 

나는 수민이의 옆에 가까이 다가왔고, 수민은 내게 팔짱을 끼면서 사진을 찍을 준비를 했다.

 

수민: “~ 웃어봐~ 김치~”

 

나는 수민이를 따라 미소를 지었다. 곧이어 우리 모습이 있는 사진이 그녀의 스마트폰에 찍혀졌다.

 

수민: “정말 잘 나왔다! 안 그래, 주영아?”

주영: “!”

 

다음으로 우리는 광안리 해변으로 갔다. 그 곳의 산책로에서 우린 몇 가지 잡담을 나누며 걸어갔고, 안에 있는 예술관도 함께 둘러보고, 이후에 우린 이전에 다이아몬드 브릿지라고 불리는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에서 서로 낭만적인 사진도 찍었다.

 

수민: “우리 정말 이러니까 여행 같이 온 커플같다! 안 그래?”

주영: “? ··· 하하.”

 

커플이라··· 어릴 때부터 속으로 그녀를 좋아하기는 했었다. 친구 사이이긴 해도.

 

그녀도 날 좋아할까? 처음으로 내게 먼저 다가와줬지만 그녀가 날 사랑하고 있는 지는 아직은 모른다.

 

짝사랑만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이드: “오늘 여행은 여기까지에요. 각자 숙소에서 주무시고, 내일 오전 10시에 바로 전주로 돌아갑니다!”

 

우린 근처 해운대에 있는 모텔에서 묵게 되었고, 우린 서로 같은 방을 잡아 들어갔다.

 

바로 우린 피곤한 놈을 눕히기 위해 서로 침대에 뛰어드는 듯이 누웠다.

 

수민: “~ 여행 정말 즐거웠다!”

주영: “. 너랑 같이 여행하니까 정말 즐거웠어.”

수민: “여행하느라고 몸이 피곤하네··· 잠깐 좀 누워서 쉴까?”

주영: “그래.”

 

우린 서로 쉬기 시작했고, 그 도중에 어릴 때 이야기를 더 하기 시작했다.

 

수민: “너랑 놀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나 너랑 놀았을 때 정말 재밌었어.

그리고 니가 우리 집에서 살게 되었을 때도 무척 기뻤었어.”

주영: “나도! 그 때 너희 가족 정말 친절했었잖아.”

수민: “근데 너 그 마녀랑 꼰대한테 붙잡혀가고는 어땠어?”

주영: “평소와 다름없는 나날이 계속되었지.

그런데··· 요즘 수진이 녀석은 어때?”

수민: “변함이 없어. 자폐인지 뭔지··· 아직도 문을 꼭 걸어 잠그고 나올 생각을 안 해. 학교도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니까.”

주영: “어휴··· 답이 없는 녀석이구만.”

수민: “맞아.”

 

나는 새로 산 스마트폰을 꺼내서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이전에 수민이가 알려줬었던 제일 브레이커즈 말이다.

 

수민: “? 이거 하는거야? 나랑 같이 하자! 코옵(CO-OP)하게! 친구등록 하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니가 파티 먼저 걸어줘!”

주영: “코옵이 뭐야?”

수민: “같이 팀 맺고 게임하는 거! 아무튼 기다리고 있을게!”

 

나는 바로 수민을 친구로 추가한 후, 서로 같이 게임을 하였다.

 

얼마 쯤 했을까, 우린 했던 게임을 중단했다. 물론 게임은 정말 재미있었다.

 

수민: “휴우··· 게임도 같이 하고··· 정말 즐겁네. 내일도 너랑 여행하고 싶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같이 여행할 수는 없겠네.”

주영: “사실 말야···”

수민: “?”

 

난 이제 수민이에게 사실을 말해줘야겠다. 난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주영: “··· 사실 가출했어.”

수민: “?”

주영: “사실이야.”

수민: “안 돼! 가출은 나빠! 비행청소년이 되고 싶은 거야?”

주영: “사실 내가 가출한 것에는 이유가 다 있어.”

수민: “뭔데? 들어줄게.”

주영: “고마워.”

 

난 수민이에게 내가 가출을 한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주영: “마녀랑 꼰대 녀석은 항상 내게 잔소리하고 학대만 해왔어. 애들이나 어른들은 하나같이 날 무시했어.

학창시절 때는 따돌림을 당하고 공부를 열심히 해도 항상 억지로 0점만 맞았었어.

난 다른 사람에게 하소연을 해도 꼭 자기가 먼저 잘못했대.

내가 전생에 죄의 업보가 많았기 때문에 그 벌을 받고 있는 거래.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살아야 해? 언제까지 난 이렇게 불행한 삶을 살아가야만 해?

! 진짜 행복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고! 그렇지만 아무도 내 행복을 바라지도 않고 날 이해 못 해! 그리고 내게 진심으로 다가와주지도 않아!

난 정말···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말을 하다하다··· 너무나 감정이 북받쳐 올라서··· 난 그만 수민이의 앞에서 울고 말았다.

 

설움이 너무 북받쳐 오른다. 그간 부당한 대우에 대한 억울함이 솟구쳤다. 난 큰 소리로 계속 소리내어 울었다.

 

이 모든 것이 화가 난다. 이 모든 것이 싫다. 차라리 내가 이 세상에서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었다.

 

난 언제까지고 체념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곧 울음을 그치고 눈물을 닦으며 억지로 미소지었다.

 

주영: “미안··· 꼴사나운 모습을 보였네··· 나 바보지···?

이해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각오하고 말한 거니까···”

 

? 수민이도 울고 있다. 이런 이야기에 약한 건가?

 

수민: “아냐··· 괜찮아. 정말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구나··· 나라도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면 많이 화냈을 거야···”

주영: “수민아···”

 

수민이는 날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 어렸을 때 사연을 들어주었던 것도 수민이가 날 이해를 해 줬기 때문이었다. 그 착한 마음은 어디 안 가는구나.

 

수민이는 눈물을 닦고 말을 이어갔다.

 

수민: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 주영이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싶었는데···

아무튼, 주영이 너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너한테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쁜 거야. 그러니까··· 이제 슬퍼하지 마.”

 

수민이는 조심스레 날 안아줬다. 그리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난 또 다시 감정이 북받쳐 올라 수민이의 가슴에 안겨 울었다.

 

슬퍼서가 아니다. 이번엔 무척 감동받았고, 수민이에게 정말 고마워서였다.

 

주영: “고마워··· 정말 고마워··· 수민아···

아무도 날 이해해주지 않았는데··· 넌 역시 나를 이해해줬어···”

수민: “사람들이 널 이해해주지 않더라도··· 나만은 널 이해해줄거야. 언제나··· 항상. 왜냐면··· 우린 친구잖아?”

 

수민이에게 정말 고맙다. 만일 수민이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수민이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답할 것이다.

 

수민: “···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까, 우리··· 해운대 바닷길 한번 걷지 않을래?”

주영: “··· !”

 

나도 눈물을 닦고, 그녀를 따라서 해운대로 가기 시작했다.

 

하늘은 어느 새 어두워져 있었지만, 우린 서로 아무도 없는 해변길을 걷기 시작했다.

 

수민: “너랑 같이 산책하니까 좋다.”

주영: “그러게···”

 

속으로 정말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랑 함께 해변길을 산책한다.

 

수민: “, 저기!”

 

수민이가 뭔가를 본 듯, 그녀는 어느 안내판으로 달려가서 섰다.

 

수민: “이 안내판 봐봐. 여기서 고백하면 그 사랑이 이루어지고 평생 깨지지 않고 오래 간대!”

주영: “에이··· 그런 거 다 누가 꾸며낸 미신이잖아. 난 미신같은 거 안 믿어.”

수민: “그래도 낭만적이잖아?”

 

나는 수민이 앞으로 다가와서 푸념만 늘어놓았다. 정말 여기서 고백한다고 나랑 수민이랑 이어지고 평생을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수민: “주영아!”

주영: “?”

 

수민이는 뒤돌아서 날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듯 했다.

 

수민: “나 사실··· 널 좋아해.”

 

날 좋아해? 나도 그녀가 좋다. 왜냐? 친구니까.

 

주영: “나도 널 좋아해.”

수민: “? 그렇게 가볍게 말하기야? 난 진지한데.

그러니깐 말야··· ··· 널 사랑해.”

주영: “나도 널 사랑··· !?”

 

수민이가··· 나를 사랑한다고?

 

어째서? 난 수민이보다 잘난 것도 없다. 그냥 보잘것없는 평범한 남자애일 뿐이다. 그런데, 수민이가 날 좋아한다고? 그렇게 예쁜 애가?

 

수민: “사실 말야··· 나 어릴 때부터 너를 쭉 좋아했었어.

유치원에서 널 볼때마다 널 지켜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너랑 친해지고 싶은 생각도 들었었어.

특히, 니가 나랑 친구가 되어주고, 내 집에 놀러왔는데 니가 나랑 같이 산다고 하니까 정말 기뻤었어. 서로 얼굴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잖아?

그리고 난 니가 억울한 일을 당할 때마다 항상 너를 지켜주고 감싸주고 싶어. 왜냐면 난 진심으로 널 사랑하니까···”

 

감동이다. 수민이도 날 정말로 사랑했었구나.

 

몰랐다. 서로가 서로를 짝사랑하고 있었다니···

 

주영: “그 말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내 물음에, 수민이는 날 부드럽게 안아주면서 내게 입을 맞추었다.

 

퍼스트 키스··· 난 잠깐 놀랐지만 이내 편안해지면서 눈을 스르르 감고 수민이랑 잠깐 가볍게 키스했다.

 

그러자 내 거기···마저 발기되는 느낌이다. 난 이런 키스에 약하다. 왜냐면 무척 기분 좋으니까.

 

수민이는 나랑 함께 맞췄던 입술을 떼고 홍조를 띄며 말을 하였다.

 

수민: “나 진지하다고 했잖아. 물론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거짓말 아냐. 진짜 난 널 사랑해.”

주영: “수민아···”

 

수민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난 정말 감동받았고 정말이지 기뻤다.

 

주영: “나도! 널 사랑해!”

 

난 수민이를 더욱 꼬옥 하고 안아주며 뜨겁게 키스했다. 우린 서로 야릇한 혀놀림에 서로가 더욱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서로의 짝사랑은 곧··· 진실된 사랑으로 이어졌다. 수민이는 나를 사랑한다. 나도 수민이를 사랑한다.

 

처음으로 날 이해해준 친구. 처음으로 나와 친구가 되어준 아이. 그리고··· 처음으로 날 진심으로 사랑해준 내 여친···

 

정말이지 나는 수민이에게 고맙다. 정말 고마워서··· 앞으로 수민이를 더욱 더 사랑해주고 싶다.

 

사랑해··· 수민아.


TBContinued···


Author's Commentary -


제 여친을 모티브로 한 수민이는 정말 마음이 넓은 애입니다.

마음의 어둠에 빠진 주영이의 도피처가 되어준 좋은 친구이자 애인이죠.


세상에 이런 사람들만 넘쳐난다면 무척 좋겠죠?


아무튼 멋대로 남을 비난하며 홀대하고 학대하기보다는

더욱 이해해주고 감싸줍시다. 수민이같은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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